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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느낌있는 글

-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새로 산 자동차는 우리가 이미 소유한 모든 경이로운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곧 우리 생활의 물질적 배경 속으로 사라져, 특별히 눈길을 주게 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다가 강도가 창문을 깨고 라디오를 훔쳐가는 역설적인 봉사를 해줄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감사할 것이 얼마나 많았는지 깨달을 것이다. 광고는 또 어떤 물품이라도 우리의 행복 수준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 침묵한다. 이것은 감정적 사건이.. 더보기
손을 놓아줘라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도 그가 떠나기를 원하면 손을 놓아주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그것을 받아들여. 돌아오지 않으면 그건 처음부터 너의 것이 아니었다고 잊어버리며 살거라. - 신경숙의《깊은 슬픔》중에서 - 더보기
미셸 투르니에 사람들이 쉽게 내뱉는 '사랑' 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우리는 금기시된 의심과 환상을 깨고 생각을 해봐야만 한다. 사랑은 이데올로기적인 감정으로 해석 될 수도 있다. 수많은 신화들, 연극, 영화, 티비 드라마는 사랑을 미화시킨다. 그렇게 이상화 된 이미지는 우리 삶에 깊이 파고 들어 막 만난 남녀의 눈을 멀게 만들고 집에 돌아가서 친구에게 혹은 형제에게 '영화같은 사랑에 빠졌어'라는 말을 쉽게 내뱉도록 만든다. 사랑이라는 엄청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 이라고 불리는 감정에 속지 않는 길이다. 흔히 말하는 '사랑에 빠지면 장님이 된다' 라는 격언은 사실이다. 사랑은 상대의 결점을 흐리게 만들고 장점만을 극대화시켜 선명히 표현하는 일종의 아웃 포커싱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플레.. 더보기